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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소설: 삼켜진 초록 에필로그  Novel of Sound: Swallowed Green Epilogue

소리의 소설:삼켜진 초록 에필로그 오자현 개인전
2023. 10. 04 - 10. 22
온수공간 1층(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1길 74)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기록하기, 또는 기억하기

 

글 송윤지

 

오자현은 이야기를 짓는 작가다. 그는 「그린골드 작업실」(2020)을 시작으로 「삼켜진 초록」(2022), 이번 전시에 발표하는 「아보카도 왕자」(2023)까지 총 세 편의 단편소설을 썼다. 소설 속 등장인물은 모두 ‘지은’이라는 이름이다. ‘지은’은 「그린골드 작업실」에서는 미대생 신분으로 아보카도 도시락을 팔고, 「삼켜진 초록」에서는 미대 졸업 후 원룸살이를 하면서 미술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아보카도 왕자」에서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서 캐릭터 디자인 외주를 받는다. 세 명의 ‘지은’은 모두 미술을 전공했고,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실천에 있어서는 모종의 이유로 현실과 타협하는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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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 오자현은 또 다른 방식으로 작품에 시간의 격차를 반영했는데, 사운드의 사용이 그것이다. 그는 음악감독인 임자연과의 협업으로 서울숲, 석촌호수, 어린이대공원 등 서울 시내 및 근교의 녹지들과 전북 완주의 수만리에서 자연의 소리들을 수집했다. 새가 지저귀거나 벌레가 우는 소리, 물이 흐르거나 바람이 부는 소리 등은 평화로운 풍경을 상상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 위로 불안감을 조성하는 피아노 선율이 깔리면서 순식간에 음산한 공포영화의 사운드트랙처럼 되어 버린다. 자연의 소리를 녹음한 시점과 녹음된 트랙 위에 피아노 연주가 얹어진 시점 사이에는 분명히 시간의 격차가 존재하지만, 청자에게 사운드가 전달될 때에는 녹음과정에서의 시간차가 삭제되고 두 가지 소리가 동시에 재생된다. 또한 이 사운드는 음원사이트에 발매됐는데, 이를 통해 전시 이후에도 앨범을 들을 수 있어 재생 시점에도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전시장에서 들은 사운드와 전시 이후 따로 듣는 사운드는 분명 다른 감상을 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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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는 “삼켜진 초록 에필로그”라는 부제처럼 오자현의 아보카도 3부작을 마무리하는 아카이브의 성격을 갖는다. 전시는 언제나 한시적이고, 작품들은 전시기간이 끝나면 사라진다. 하지만 오자현은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 전시의 기록은 또 하나의 기억이 되어 오자현이 펼칠 다음 이야기의 프롤로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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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소설:삼켜진 초록 에필로그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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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산책 Night Walk, 2023, oil on canvas, 91x9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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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세권 Super Station Area, 2024, oil on canvas, 162.1x112.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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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없는 색 Inedible color, 2023, oil on canvas, 260.2x162.1cm

아보카도 비닐하우스  Avocado Greenhouse,
2023, oil on canvas, 162.1x130.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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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소설 Novel of Sound, 2023, digital single channel video, 3min 3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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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포레스트(오자현, 임자연),

소리의 소설, 2023,

디지털 앨범, 7트랙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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